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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기업회생/ㅡ기업회생 실무

재도의 회생신청

by 회생권변 2026. 6. 24.

 

 

회생절차는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모든 회생절차가 회생계획 인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회생계획 인가 전에 절차가 폐지되거나,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에서 가결되지 못하거나, 법원이 회생계획을 불인가하는 경우도 있다.

 

 

 

회생절차폐지결정 또는 회생계획 불인가결정이 확정된 후, 종전 절차에서 드러난 폐지사유 또는 불인가사유를 보완하고 새로운 회생 가능성을 소명하여 다시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는 것을 실무상 재도의 회생개시신청이라고 한다.

 

이러한 재도의 신청은 통상 채무자가 하는 경우가 많지만, 채무자에게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회생법 제34조 제2항이 정한 채권자·주주·지분권자도 신청권자가 될 수 있다.

 

 

재도의 회생개시신청 자체는 채무자회생법상 금지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종전 회생절차에서 회생절차폐지결정 또는 회생계획 불인가결정이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새로운 회생개시신청이 당연히 배척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미 한 차례 회생절차가 실패하였다는 점 때문에 법원은 일반적인 회생개시신청보다 엄격하게 신청의 적정성을 심사하게 된다.

 

 

 

재도의 신청이라고 하여 별도의 개시요건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 채무자가 신청하는 경우에는 채무자회생법 제34조 제1항에 따라 "사업의 계속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지 아니하고는 변제기에 있는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경우" 또는 "채무자에게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가 인정되어야 하고, ㉡ 채권자·주주·지분권자가 신청하는 경우에는 채무자회생법 제34조 제2항에 따라 제34조 제1항 제2호의 사유, 즉 "채무자에게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가 인정되어야 한다. 결국 재도의 신청에서도 신청권자별 요건에 따라 회생절차개시의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회생절차를 통한 사업 계속의 필요성과 가능성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그러나 재도의 회생개시신청에서는 이러한 일반적인 개시요건 충족 여부만으로 개시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한 차례 회생절차가 실패한 이후 다시 신청하는 절차라는 점에서, 채무자회생법 제42조 제2호와 제3호의 기각사유 해당 여부가 핵심적으로 문제된다.

 

이때 제42조 제2호의 "회생절차개시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새로운 신청이 종전 절차의 단순한 반복인지, 아니면 종전 절차 이후 발생한 실질적인 사정변경에 기초한 재건 시도인지에 따라 판단된다.

 

그리고 제42조 제3호의 "그 밖에 회생절차에 의함이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종전 절차 이후의 사정변경을 중심으로 판단된다. 즉 종전 폐지사유 또는 불인가사유가 해소되었는지,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의 비교 결과가 달라졌는지, 회생절차를 통한 변제 가능성이 개선되었는지, 채권자들의 의사에 변화가 있었는지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결국 재도의 회생개시신청에서 제42조 제2호와 제3호의 문제는 '종전 절차 이후 의미 있는 사정변경'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검토된다. 종전 회생절차가 폐지되거나 회생계획이 불인가된 원인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새로운 신청은 단순한 절차 반복 또는 채무집행 지연을 위한 신청으로 평가될 수 있다. 반대로 종전 절차의 폐지사유 또는 불인가사유가 해소되고, 채무자의 영업상황·재정상황·채권자들의 의사에 실질적인 변화가 있었다면 신청 불성실이나 채권자 일반의 이익 부적합을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

 

재도의 회생개시신청에 관한 대표적인 판례는 대법원 2009마1137 결정이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마1137 결정>

회생절차의 폐지결정이 확정되거나 회생계획에 대한 불인가결정이 확정되어 채무자에 대한 회생절차가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채무자가 새로운 회생절차개시의 신청을 한 경우, 그 신청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42조 제2호에 정한 ‘회생절차 개시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한 경우’ 또는 같은 조 제3호에 정한 ‘그 밖에 회생절차에 의함이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여 회생절차개시신청의 기각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종전 회생절차의 종료 시점과 새로운 회생절차개시신청 사이의 기간, 종전 회생절차의 폐지사유가 소멸하거나 종전 회생계획에 대한 불인가사유가 소멸하는 등 그 사이에 사정변경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채무자의 영업상황이나 재정상황, 채권자들의 의사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

한편, 회생절차개시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여부는 개시신청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나, 개시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가 제기된 경우에는 항고심의 속심적 성격에 비추어 개시결정 후에 발생한 사정까지 고려하여 항고심 결정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개시결정 이후에 채무자가 제출한 새로운 회생계획안에 대한 인가결정을 받은 경우라면 항고심으로서는 그와 같은 사정을 참작하여 법 제42조 제2호, 제3호에 정한 사유의 존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새로 제출된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 및 회생담보권자 등에 대한 청산가치 보장 여부 등도 참작함이 상당하다 (대법원 1999. 1. 11.자 98마1583 결정, 대법원 2008. 6. 17.자 2005그147 결정 등 참조).

 

위 판례는 재도의 회생개시신청을 그 자체로 배척하지 않고, 제42조 제2호 및 제3호의 기각사유가 존재하는지를 판단할 때 종전 절차와 비교한 사정변경 여부를 구체적으로 심리하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실제로 위 사건에서는 회생계획 불인가결정이 확정된 후 불과 8일 만에 다시 회생절차개시신청이 이루어졌고, 원심은 이를 신청불성실 및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로 보아 기각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종전 불인가사유의 해소 여부, 채무자의 영업상황과 재정상황, 채권자들의 의사 등에 대한 충분한 심리 없이 기각한 것은 위법하다고 보아 원심결정을 파기하였다.

 

 

 

재도의 회생개시신청에서 말하는 '사정변경'은 단순한 시간의 경과가 아니라, 종전 절차의 실패 원인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거나 회생 가능성을 새롭게 뒷받침할 수 있는 사정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종전 회생계획안에 반대하였던 주요 회생담보권자 또는 회생채권자의 동의를 확보하였거나 동의 가능성이 높아진 경우, 신규 투자자·인수예정자·자금지원자가 나타난 경우, 인가 전 M&A 등 새로운 변제재원 확보 방안이 구체화된 경우, 영업실적이 개선되거나 신규 수주·거래처 확보로 계속기업가치가 증가한 경우, 불인가의 원인이 되었던 회생계획안의 변제조건이나 권리변경 내용이 수정된 경우, 종전 절차에서 문제 되었던 회계자료·자금수지계획·사업계획의 불명확성이 보완된 경우, 세금·임금 등 공익채권 변제 방안이 새로 마련된 경우, 담보권 실행이나 주요 자산 처분 가능성 등 회생절차 수행을 어렵게 하였던 장애가 해소된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사정변경은 당사자의 단순한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객관적인 자료로 소명되어야 한다. 채권자의 동의서 또는 협의 경과, 투자확약서, 인수의향서, 자금조달계획, 최근 매출자료, 신규 계약서, 수정된 회생계획안, 자금수지표,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 비교자료 등이 함께 제시될 때 재도의 신청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실무상 재도의 회생개시신청이 있는 경우 법원은 이러한 사정변경과 회생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일반 회생사건보다 더욱 신중하게 개시 여부를 검토한다. 특히 개시 전 조사위원을 선임하여 회생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를 조사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조사위원은 종전 절차의 실패 원인, 현재의 영업상황, 재정상황, 회생 가능성, 채권자들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법원에 의견을 제출하게 된다.

 

 

 

결국 재도의 회생개시신청의 핵심은 재신청 자체가 아니라 종전 절차와 비교하여 어떠한 실질적인 사정변경이 존재하는지에 있다. 종전 절차의 폐지사유 또는 불인가사유가 해소되었음을 객관적인 자료로 소명하고, 회생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것이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입증할 수 있다면 재도의 회생개시신청은 허용될 수 있다. 반대로 종전 절차와 비교하여 실질적인 변화가 없고 회생 가능성 역시 개선되지 않았다면 법원은 신청불성실 또는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로 보아 개시신청을 기각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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